작성일 : 09-01-07 04:33
Hotel California ....
조회 : 17,073
글쓴이 : 에이스보트
https://aceyacht.com/gnu/voyage_log/65



.



Q 선장님께...



성탄절 새벽 공항으로 간다는 말을 듣고..
외롭고 쓸쓸함을 표하던 후배가 있었습니다..

늘 그렇지만 준비도 미흡한 채 올라탄 LA행 비행시간은 ..
마치 운전석 옆좌석에 앉은채 긴 터널을 지나듯 했습니다..

두 달전 귀국후 여백없이... 성탄절 전날까지
분주히 지냈던 이유였을까요..

비좁기만한 비행좌석이었지만..
오랜만에 아주 깊은 잠을 이룰수 있었습니다..


겨울비가 내리던 LAX 공항 밖에서는
여행을 마친 이들을 기다리는 차량행렬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그 중 캘리포니아 프리웨이에 어울림직한 리무진에서
들려오는 귀에 익숙한 음악소리가 있었습니다..

호텔 캘리포니아...였습니다...
===================

On a dark desert highway cool wind in my hair
어두운 사막의 고속도로를 달리는 내 머리 결에 차가운 바람이 스치고
Warm smell of colitas rising up through the air
은은한 콜리타스의 냄새가 주변에 퍼지고 있었습니다
Up ahead in the distance I saw a shimmering light
저 멀리에서 희미한 불빛을 하나 봤습니다
My head grew heavy and my sight grew dimmer
머리가 무거워지고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습니다
I had to stop for the night
하룻밤 묵을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
Welcome to the Hotel California
호텔 캘리포니아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Such a lovely place
정말 아름다운 곳이죠
Plenty of room at the Hotel California
이곳엔 방도 많이 있습니다
Any time of year you can find it here
일년 중 언제라도 찾아오실 수 있습니다
~~~
They're livin' it up at the Hotel California
사람들은 여기서 인생을 즐기고 있습니다
What a nice surprise
놀라운 곳입니다
bring your alibis
핑계거리를 만들어보세요
~~~~~~
'You can check out any time you like'
'당신은 원할 때면 언제든지 호텔을 떠날 수 있습니다'
'but you can never leave'
'하지만 절대로 그럴 수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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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만에 다시 찾은 캘리포니아의 숙소에서는
그동안 미루어져왔던 ...이곳 매니저와의 시간이 충분해졌습니다..
예정되었던 이곳의 협력업체와의 미팅이 새해년 초로 연기를 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년말과 년시를 홀로보내는 것을 본 이곳 매니저는
자신들의 축하와 즐거움보다..
이방인의 쓸쓸함과 외로움을 앞서 챙기고 있었습니다..


몇해 동안이었는지.. 년말과 명절을 출장지에서 보내게 됩니다..
경이스러울 만큼 높이 있던 이곳의 요트문화탐방의 시작이었지요..

상상을 넘는 긴 해안선을 따라 잇는 계곡의 길로 잘못들어서서..
영화속의 장면처럼 위협을 느꼈던 시간도 있었습니다..

동부 서부 해안도로를 마치고...
다시 8개 주를 넘는 대륙횡단을 딜리버리를 위해
달려보기도 했습니다...

허기와 피로보다 더한..
헤아릴 수 없는 간극에서 비롯된 무력감에..
호텔 캘리포니아를 찾았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무모함과...비현실적인 여정이라구요..

불투명한 내일.... 암울한 통계 등이
이곳역시 엄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다는 험난할 수록 항로가 조용하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파도와 바람이 있는 날..
조황도 더 좋다는 것을 오래된 어부들은 알고 있습니다..



두어달 중 잠시 캘리포니아에 머물고 있습니다..
1000마일이 훌쩍 넘는 워싱턴 주나..택사스로 가야 할지..
그보다 세배가 넘는거리의 플로리다로 가야할 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사막기후의 겨울바람은..
누구의 말대로 뼈속을 파고드는 한기를 느끼게 해..
서둘러 숙소로 돌아옵니다..

이곳에 있는 한 그렇게 노래가사대로..
저는 호텔 캘리포니아를 떠날 수 없는지도 모르겠습니다..




2009년 1월 캘리포니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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