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3-12 18:42
[Travel]호사스러운 해변의 휴식…태국 서해안 ‘끄라비’
조회 : 15,886
글쓴이 : 보트랑
https://aceyacht.com/gnu/cm_free/33

방콕 돈므앙 공항을 이륙한 타이항공 259편이 끄라비에 도착한 것은 오후 4시 10분. 1시간 20분만이다. 항로로는 670km, 도로로는 814km 남쪽. 끄라비는 안다만 해를 낀 태국 서해안의 한 주로 나는 그 중심도시인 끄라비에 온것이다. 앞바다의 푸껫 섬까지 거리는 42km.

공항은 코딱지만 해서 승객은 트랩(계단)을 이용해 내린다. 뜨거운 태양과 시원한 바람을 동시에 느끼며 호사스러운 리조트에서 보낼 황금같은 휴식을 떠올린다.

부티크 리조트 ‘라야바디(Rayavadee)’는 끄라비 외곽 해안의 프라낭 갑(岬·바다로 돌출한 지형)을 끼고 있다. 공항에는 리조트에서 보낸 대형 밴 차량이 기다리고 있다. 라야바디를 찾은 이유. 섬은 아니지만 섬처럼 고립돼 조용하고 아늑하며, 해변 3곳이 각각 다른 방향에 있어 단조롭지 않다는 점, 산 숲 바다를 두루 갖춰 경관이 특별하며 낙조가 아름답다는 점 때문이다.

밴으로 15분쯤 달려 도착한 해변. 여기서 리조트 전용보트에 올랐다. 멀리 해안 끝에 하늘을 찌를듯 치솟은 석회암 봉우리(프라낭 갑)가 보인다. 리조트는 그 아래 있어 배로만 갈 수 있다. 배가 닿은 곳은 리조트의 세 해변 중 하나인 라이레이 해변. 반달형의 해변 끄트머리에 치솟은 암봉의 해안 절벽에서는 록클라이밍이 한창이었다.

석회암 바위산 절벽을 병풍삼아 자리 잡은 라야바디. 그 앞 야자수 숲을 차지한 리조트는 천국의 정원을 연상시켰다. 그리고 숲 속 오두막처럼 보이는 빌라(복층형)의 둥근 지붕은 만화영화 캐릭터 스머프의 집과 닮았다.

짐을 풀고 숲길 산책로를 따라 걷기를 7∼8분. 라이레이 반대편의 프라낭 해변으로 가는 길이다. 어느덧 해는 안다만 해를 향해 내려가고, 지는 해의 붉디붉은 저녁 햇살은 해변 끝을 가로막은 석회암봉의 절벽을 물들인다.

낙조가 바다를 붉게 물들이면 해변은 ‘선다우너(Sundowner·낙조감상객)’ 차지다. 저녁 해를 가로막는 해피아일랜드의 검은 실루엣과 저녁 햇빛에 발갛게 물드는 절벽 밑 해식동굴이 펼치는 멋진 풍경의 조화. 지구상 수십 곳의 리조트를 찾아가 봤지만 이처럼 아기자기한 석양의 풍경을 본 적은 없다.

여기에서 멋진 곳을 발견했다. 그로토(grotto)다. 이탈리아어로 ‘동굴’을 뜻하는데 해안 절벽의 해식동굴에 차린 전망 좋은 식당을 말한다. 이 프라낭 해변에도 그런 곳이 있었다. 더욱 놀란 것은 이날 그로토 중앙에 차려진 캔들라이트 디너(촛불을 밝힌 정찬)의 주인공이 한국인 허니문 커플이라는 사실. 해변으로 트인 높이 8m, 깊이 15m가량의 천연 석회암 해식동굴 속 레스토랑에서 커플은 석양과 노을을 바라보며 샴페인 잔을 부딪쳤다. 아시아에서 천연 그로토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다.

끄라비의 아침은 청명하고 상쾌하다. 정원의 새소리와 함께 맞는다. 3월의 싱그럽고 부드러운 바닷바람과 라이레이 해변의 바다를 바라보며 즐기는 야외 아침식사. 달콤한 휴식이 차 한 모금 한 모금마다 녹아 있다.

멀리 피피 섬이 보이는 안다만 해. 그 앞에 한 무리의 섬이 보인다. 치킨, 포다, 시…. 스노클링 장비를 실은 보트는 그 섬들을 향해 나아간다. 억겁의 세월 동안 바닷물과 빗물에 침식되어 버섯모양을 이룬 끄라비 해상국립공원의 섬들. 그 섬들을 오가며 해변도 걷고 물속에서 작은 물고기 떼와 스노클링도 즐긴다. 한가롭게 배 위에서 샌드위치를 먹는 즐거움도 크다.

오후의 리조트. 절벽이 드리운 그늘 안에서 한적함과 시원함이 두루 묻어난다. 이곳에서 즐기는 달콤한 오수와 한 권의 독서. 아니면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야외 풀에서의 선탠과 수영. 풀에 몸을 담근 채 파란 하늘을 쳐다본다. 하늘 위로 붕붕 떠 있는 느낌. 그때 리조트 안내책자에 쓰인 글귀가 생각났다. ‘Shortcut to Paradise(천국으로 가는 지름길).’도시의 분주함이 그리워지면 아오낭 타운을 다녀오면 된다. 배로 15분이면 닿는다. 이 작은 비치타운은 배낭여행자들이 찾아와 장기체류하는 끄라비 여행의 전진기지. 값싼 물건과 맛난 음식을 내는 상점과 식당이 해안도로변에 줄지어 있다.

끄라비(태국)=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여행정보◇태국 ▽찾아가기=인천∼방콕(3686km) 5시간35분 소요. 타이항공(www.thaiair.co.kr) 이용하면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에 합산. ▽기후=11∼4월이 적기로 건조하고 시원하며 비도 적고 맑은 날이 많다. ◇라야바디 ▽홈페이지=www.rayavadee.com ▽문의=가야여행사(www.kayatour.co.kr) 한국인 직원 상주 서비스. 02-536-4200왕실급 스파… 그네식 소파… 최고급 리조트 ‘라야바디’라야바디는 최근 허니문 커플이 많이 찾는 최고급 부티크 리조트. 복층형 빌라는 거실(1층)과 침실(2층)로 나뉘는데 DVD 플레이어도 갖췄다. 욕실에는 리조트 숍에서 1100밧(약 2만7000원)에 판매하는 화장세트(비누 샴푸 로션 등)가 있을 정도. 거실에는 그네식 소파가 있고 유리창에 설치한 나무블라인드로는 채광과 정원 조망을 조절할 수 있다.

다양한 식당과 스파 등 부대시설도 빼어나다. 책(한글소설 포함)과 DVD 영화타이틀을 무료로 빌려주는 라이브러리, 고품격의 전통 문화 상품을 판매하는 숍, 태국 왕실의 격조가 느껴지는 스파, 시 카약과 스노클링 장비를 무료 대여하는 액티비티 센터 등이 있다.

레스토랑은 5개. 라이레이 해변에 2개, 프라낭 해변에 3개가 있는데 허니문 커플의 경우 첫날은 ‘라야다이닝’에서 와인을 곁들인 프랑스 요리(3코스)로, 둘째 날에는 프라낭 해변의 ‘더 그로토’에서 낭만적인 캔들라이트 디너(해산물 바비큐)를 즐긴다. 프라낭 해변의 ‘크루아 프라낭’은 전통 문화가 숨쉬는 고급스러운 실내에서 멋진 낙조와 함께 맛있는 태국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다.

▽라야바디 패키지 여행상품=가야여행사는 방콕과 라야바디에서 한국인 직원이 직접 안내하는 ‘풀타임 서비스 패키지’를 시행. △허니문 패키지: 3박 5일(라야바디 2박, 방콕 1박)일정으로 식사 포함, 노팁 노옵션. 리조트의 아로마 마사지 포함. 방콕에서는 최고급 콘라드 호텔에서 숙박하며 가이드의 안내로 시내 투어를 한다. 174만9000원(1인). △가족 패키지: 주문형으로 제공.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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