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6-03-17 04:56
대천항 바다냄새 후한인심 정겹다 -travel
조회 : 15,470
글쓴이 : 보트랑
http://aceyacht.com/gnu/cm_free/34

봄을 시샘하듯 3월 중순에 때아닌 눈이 내렸다. 한참 물이 오른 버드나무 가지 아래에도 하얀 눈이 쌓였다. 차창밖으로 펼쳐진 산도 하얗게 분칠을 하고 있어 영락없는 겨울풍경이다.
봄에 만나는 겨울은 그렇게 여행객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봄눈이 펼쳐놓은 풍경은 그야말로 ‘찰나’였다. 보령에 도착하기도 전에 봄눈은 산에 눈자국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따사로운 햇볕에 나른해져가는 몸을 추스리기 위해서 대천항으로 향했다. 항상 항구는 살아있음이 느껴지는 현장이다. 바다에서 갓잡아 올린 생선들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바삐 움직이는 뱃사람들의 모습, 금방이라도 커다란 대야에서 뛰쳐나올 태세로 펄떡이는 싱싱한 생선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몸에 활기가 전해진다.

대천항 수산시장 입구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건어물 가게 여종업원들의 재치있는 입담이 행인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쥐포 좀 들어보세요. 아주 맛있어요. 20마리에 4000원이에요.” 마치 자동응답기를 틀어놓은 것 마냥 정신없이 가게 선전을 하고 있던 30대 중반의 여인이 건네주는 쥐포의 맛은 의외로 괜찮았다.

50m 남짓한 건어물 거리를 지나는데 열 번 정도 맥반석에 살짝 구운 쥐포를 받아 먹은 것 같다. 건어물 가게가 끝나는 곳에서부터 좌우거리는 수산물 시장이다. 그리 넓지는 않지만 30여개의 점포마다 자주색 대야에 서해바다에서 갓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과 어패류가 가득했다.

“주꾸미 1kg에 1만원. 이것 좀 봐요. 알이 꽉 찼잖아. 새벽에 잡은거야. 안쪽으로 들어가봐야 소용없어. 여기가 가장 싸.” 수산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려는 손님을 붙잡고 흥정하는 아낙네의 목소리는 완전히 쉬었다.

한 푼이라도 더 받으려는 아낙네들과 차비라도 빼서 가겠다는 손님의 입씨름은 이내 구경꾼들의 볼거리가 되었다.

요즘 주꾸미와 도다리가 제철이다. 2만5000원만 주면 4명이 충분히 먹을 수 있을 만큼의 커다란 자연산 도다리를 살 수 있고, 1년중 요즘이 가장 맛있다는 주꾸미도 1kg에 1만원에 거래됐다. 5kg짜리 자연산 광어도 판매대에 올려져 있었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수산물시장은 싱싱한 생선을 사거나 그 자리에서 회를 먹으려는 외지 관광객들로 넘쳐났다. 수산물 가게에서 횟감을 사들고 바로 옆에 있는 ‘초장집’에 가서 바다를 바라보면 회를 즐길 수 있다. 동해안등 타지에서는 자릿세 명목으로 1인당 3000-4000원을 받고 있지만 대천항에서는 횟감 1kg에 7000원씩 받고 있다. 만약에 횟감 3kg를 시켰다면 인원수와 상관없이 2만1000원만 내면 서덜로 끓인 맛있는 매운탕까지 먹을 수 있어 훨씬 경제적이다.

자녀들과의 나들이라면 수산물 시장을 둘러본 뒤 유람선을 타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평소 배를 탈 기회가 없던 아이들에게 유람선을 탄다는 것 만으로도 즐거운 일이다.

아직 본격적인 관광철에 접어들지 않아 평일에는 정기적인 운항을 하고 있지 않지만(15인 이상 예약할 경우에는 가능) 주말과 휴일에는 오후1시에 1시간짜리(어른 1만원), 1시간30분짜리(어른 1만3000원) 정기노선이 운항되고 있다.

대천항을 출발해 사자바위-남근바위-삼형제바위-거북이바위-여자바위등을 둘러보는 1시간짜리 코스와 대천항-사자바위-추도-영목-원산도-효자도를 거쳐 대천항으로 되돌아오는 1시간30분짜리 코스가 있다.

4월부터는 섬 모양이 여우와 활모양을 닮았다고 해 이름 붙여진 호도와 삽시도에서 1시간정도 자유시간을 즐길 수 있는 특별코스(1인당 2만원)를 운영할 계획이다.

보령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해수욕장이다. 대천해수욕장, 무창포해수욕장이 전국적으로 유명하지만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해변에서 망중한을 즐기고 싶다면 홀뫼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이름없는 해수욕장을 권한다.

최근 아름다운 해수욕장으로 명성이 자자한 홀뫼해수욕장 바로 못 미쳐 왼쪽으로 갈라지는 비포장 논길이 있다. 그 길을 따라 5분정도 들어가면 곰솔 숲이 인상적인 해수욕장이 나온다. 아직 사람들의 손때가 묻지 않은 이 해수욕장은 의외로 백사장이 넓은데다 한적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더할 나위없이 좋다.

성주산 근처 개화예술공원도 보령 나들이길에 들러볼 만한 곳이다. 지난해 7월 문을 연 개화예술공원은 5만5000여평의 규모에 일본, 캐나다, 중국, 베트남 등 세계 각국 조각가들의 다양한 작품들과 김규환의 '님이 오시는지', 김동진의 '가고파', 김동환의 '님의 노래', 김성태의 '산유화', 김연준의 '청산에 살리라'등 국내 작곡가들의 친필 노래비가 전시되어 있다.

<글·사진 韓景洙 기자> 대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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