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를 삼킨 몽산포 앞 바다 노를 저어가자! 저 불기둥 속으로
보트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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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어링(Touring) 카약은 패들링스포츠의 종착역에 가깝다. 이것저것 다 해 보고 난 후 투어링 카약을 찾는다는 것이다. 서둘지 않고 꾸준하게, 그러나 쉼 없이 노를 저어가는 투어링 카약의 패들링은 인생에 비유하자면 '황혼의 스퍼트'로 비유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 투어링 카약을 즐기는 사람도 중년층이 많다. 아드레날린이 치솟는 급류 카약에 비해 스릴과 모험 정신은 덜 하지만, 꾸준한 지구력과 근력을 요구하는 투어링 카약이야말로 인생을 저어가는 패들링이다. 최근에는 일본에서 수입한 조립식 투어링 카약을 즐기는 이들이 많아졌다.
투어링 카약이란 말 그대로 카약을 타고 여행을 한다는 의미다. 잔잔한 강이 많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투어링 카약을 즐기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강이나 바다를 배 타고 여행하려면 도시락과 물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튼튼한 배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어링 카약은 전장이 길고 폭이 좁다. 오랜 시간 동안 노를 저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날렵한 배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5m 이상 돼야 투어링 카약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배 밑바닥 또한 칼날처럼 얇실하게 깎여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 타는 경기용 카약은 초보자가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달 31일 태안 몽산포 앞바다. 일부러 해가 질 때를 기다려 배를 띄웠다. 배는 일본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후지타(Fujita) 폴딩 카약. 2년 전부터 후지타 카약을 수입하는 조구룡씨는 스스로 카약 클리닉을 열고 있는데 이날 오전에도 삼성SDI 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카약을 가르치고 오는 중이다. 황혼녘 투어에는 특별히 일본인 다카노도 참여했다. 삼성SDI 파견 직원인 그는 카야킹 경력 17년으로 일본에 있을 때 후지카 카약 인스트럭터로 일해 왔다.
길이 5m·폭 63㎝·무게 18㎏, 늘씬하게 빠진 후지타 500 시쇼어(Seashore)는 몽산포 백사장을 미끄러지듯 벗어나 이내 수면 위로 빨려 들어간다. 배는 푸르고 싱싱하다. 바닷물의 차가운 기운이 특수 소재의 천을 타고 허벅지까지 전해질 정도. 그만큼 민감하다. 시트에 앉아 균형 잡기도 어렵지 않다. 투어링 카약이지만 배 밑바닥이 유선형으로 둥그렇다. 속도는 떨어지겠지만 에지(Edge)를 이용한 카야킹이 가능하다.
몽산포 앞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를 한 바퀴 돈 다음 해가 지는 서쪽을 향해 주행하다 북쪽 해안가를 타고 돌아오기로 했다. 그래 봐야 한 시간 남짓, 투어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선상에서 황혼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오후 7시가 가까워오자 바다는 온통 붉은 빛에 잠겨 있다. 황혼의 광량은 눈이 부실 정도는 아니어서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었다. 해가 수면 위에 늘어뜨린 해 그림자 또한 붉게 타오른다. 거대한 불기둥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노를 저어가는 카야커. "죽인다"라는 감탄사조차도 생략하고 마냥 노를 젓게 만드는 것, 바로 투어링 카약의 매력이다.
■ 투어링 카약 패들링 기술
포워드 스트로크(Forward stroke)
포워드 스트로크는 물을 퍼 올리듯 역동적으로 저어 다이내믹 스트로크라고도 한다. 물을 잡는 블레이드의 입수 각도는 몸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45도가 좋다. 장시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패들링 동작은 최대한 간결한 게 좋다.
스윕 스트로크(Sweep stroke)
보트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방향을 틀 때 중요한 기술이다. 스윕 스트로크는 '휘젓는 것'처럼 해야 한다. 보트의 측면에 패들을 꽂고 원을 그리듯이 패들을 휘두르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방향을 틀 수 있다.
■ 어디서, 어떻게 타나?
투어링 카약은 강과 바다 모두 가능하다. 국내 동호인들은 소양강 섬진강 금강 등 급류가 없는 잔잔한 강에서 많이 탄다. 시카약(Sea kayak) 또한 국내 어디든 가능하다. 그러나 시트 온 카약이나 폴딩 카약으로 먼 바다 항해를 즐기기에는 무리다. 여수·통영·거제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는 시카약 투어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물론 장거리 투어를 목표로 한다면 체력과 테크닉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카약에 입문하는 사람의 경우 카누 학교나 카약 클리닉을 통해 초보자 과정을 마친 후 카약을 구입해서 타는 게 좋다. 아직까지 카약을 대여해서 탈 수 있는 곳은 없다. 1일 체험형 카약 클리닉은 5만~7만원, 1박2일 카약스쿨은 30만원 정도다. 투어링 카약의 가격은 종류에 따라 트래디셔널 카약(와일더니스 시스템스 제품)은 150만~160만원, 시트 온 탑 카약은 70만~80만원, 폴딩 카약(후지타 제품)은 160만~300만원 선이다.
[TIP] 투어링 카약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후지타카약코리아(www.fujitakayak.co.kr·02-6242-9098)는 투어링 카약을 배우고 싶은 초보자를 상대로 카약 클리닉을 열고 있다. 장비 대여 포함 1일 5만원. 단 5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 송강카누학교(033-461-1659)와 청파카누학교(011-286-5804)는 정규 커리큘럼을 갖춘 스쿨이다.
태안=글·사진 김영주 기자 [일간스포츠]
투어링 카약이란 말 그대로 카약을 타고 여행을 한다는 의미다. 잔잔한 강이 많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는 투어링 카약을 즐기기에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강이나 바다를 배 타고 여행하려면 도시락과 물이 필요하겠지만 그보다 먼저 튼튼한 배가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투어링 카약은 전장이 길고 폭이 좁다. 오랜 시간 동안 노를 저어야 하기 때문에 속도를 낼 수 있는 날렵한 배가 필요한 것이다. 보통 5m 이상 돼야 투어링 카약이라고 말할 수 있으며, 배 밑바닥 또한 칼날처럼 얇실하게 깎여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 타는 경기용 카약은 초보자가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달 31일 태안 몽산포 앞바다. 일부러 해가 질 때를 기다려 배를 띄웠다. 배는 일본에서 독보적 위치를 점하고 있는 후지타(Fujita) 폴딩 카약. 2년 전부터 후지타 카약을 수입하는 조구룡씨는 스스로 카약 클리닉을 열고 있는데 이날 오전에도 삼성SDI 직원 20여 명을 대상으로 카약을 가르치고 오는 중이다. 황혼녘 투어에는 특별히 일본인 다카노도 참여했다. 삼성SDI 파견 직원인 그는 카야킹 경력 17년으로 일본에 있을 때 후지카 카약 인스트럭터로 일해 왔다.
길이 5m·폭 63㎝·무게 18㎏, 늘씬하게 빠진 후지타 500 시쇼어(Seashore)는 몽산포 백사장을 미끄러지듯 벗어나 이내 수면 위로 빨려 들어간다. 배는 푸르고 싱싱하다. 바닷물의 차가운 기운이 특수 소재의 천을 타고 허벅지까지 전해질 정도. 그만큼 민감하다. 시트에 앉아 균형 잡기도 어렵지 않다. 투어링 카약이지만 배 밑바닥이 유선형으로 둥그렇다. 속도는 떨어지겠지만 에지(Edge)를 이용한 카야킹이 가능하다.
몽산포 앞바다에 떠 있는 무인도를 한 바퀴 돈 다음 해가 지는 서쪽을 향해 주행하다 북쪽 해안가를 타고 돌아오기로 했다. 그래 봐야 한 시간 남짓, 투어링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선상에서 황혼을 즐기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오후 7시가 가까워오자 바다는 온통 붉은 빛에 잠겨 있다. 황혼의 광량은 눈이 부실 정도는 아니어서 태양을 똑바로 쳐다볼 수 있었다. 해가 수면 위에 늘어뜨린 해 그림자 또한 붉게 타오른다. 거대한 불기둥 속으로 빨려 들어갈 듯 노를 저어가는 카야커. "죽인다"라는 감탄사조차도 생략하고 마냥 노를 젓게 만드는 것, 바로 투어링 카약의 매력이다.
■ 투어링 카약 패들링 기술
포워드 스트로크(Forward stroke)
포워드 스트로크는 물을 퍼 올리듯 역동적으로 저어 다이내믹 스트로크라고도 한다. 물을 잡는 블레이드의 입수 각도는 몸 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45도가 좋다. 장시간 항해해야 하기 때문에 패들링 동작은 최대한 간결한 게 좋다.
스윕 스트로크(Sweep stroke)
보트의 속도를 늦추지 않으면서 방향을 틀 때 중요한 기술이다. 스윕 스트로크는 '휘젓는 것'처럼 해야 한다. 보트의 측면에 패들을 꽂고 원을 그리듯이 패들을 휘두르면 몸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방향을 틀 수 있다.
■ 어디서, 어떻게 타나?
투어링 카약은 강과 바다 모두 가능하다. 국내 동호인들은 소양강 섬진강 금강 등 급류가 없는 잔잔한 강에서 많이 탄다. 시카약(Sea kayak) 또한 국내 어디든 가능하다. 그러나 시트 온 카약이나 폴딩 카약으로 먼 바다 항해를 즐기기에는 무리다. 여수·통영·거제 등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는 시카약 투어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다. 물론 장거리 투어를 목표로 한다면 체력과 테크닉 등 많은 것을 필요로 한다.
카약에 입문하는 사람의 경우 카누 학교나 카약 클리닉을 통해 초보자 과정을 마친 후 카약을 구입해서 타는 게 좋다. 아직까지 카약을 대여해서 탈 수 있는 곳은 없다. 1일 체험형 카약 클리닉은 5만~7만원, 1박2일 카약스쿨은 30만원 정도다. 투어링 카약의 가격은 종류에 따라 트래디셔널 카약(와일더니스 시스템스 제품)은 150만~160만원, 시트 온 탑 카약은 70만~80만원, 폴딩 카약(후지타 제품)은 160만~300만원 선이다.
[TIP] 투어링 카약을 체계적으로 배우려면?
후지타카약코리아(www.fujitakayak.co.kr·02-6242-9098)는 투어링 카약을 배우고 싶은 초보자를 상대로 카약 클리닉을 열고 있다. 장비 대여 포함 1일 5만원. 단 5명 이상 단체만 가능하다. 송강카누학교(033-461-1659)와 청파카누학교(011-286-5804)는 정규 커리큘럼을 갖춘 스쿨이다.
태안=글·사진 김영주 기자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