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5-11-22 17:37
F1 보트 레이스의 세계
조회 : 17,389
글쓴이 : f1
https://aceyacht.com/gnu/cm_free/7

물살을 가르는 꿈의 질주!
해상 스포츠의 월드 챔피언십이 온다
'F1 보트 레이스의 세계'



F1이란 용어가 트랙에서만 통용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고정관념에 불과하다. 트랙이 아닌 해상에서도 F1은 존재한다. F1 파워 보팅 레이싱이 바로 그것. 물론 폭발적인 스피드와 스릴, 테크닉 면에서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 오히려 브레이크 시스템과 기어박스, 그립력이란 개념을 날려버리는 이 세계는 경이로울 뿐이다. 더욱이 올 시즌 캘린더에 올라있는 서울이란 단어가 국내팬들에게 워터 스플레시의 진수를 선사할 것으로 보여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시원스럽게 물살을 가르는 해상 모터스포츠의 진수, 포뮬러 1 보트 레이스. 아직까지는 국내엔 잘 알려지지 않은 스포츠임엔 틀림없다. 그러나 폭발적인 스피드와 스릴 넘치는 레이스 매력은 단연 수준급이다. 9,500rpm에서 최대 350마력의 파워로 220km/h을 넘나들고, 0→100km/h에 도달하는데는 3.5초면 충분하다. 뿐만 아니라 찌는 듯한 무더위가 엄습하는 이 여름, 한번쯤은 만끽하고픈 레이스라는 점에서 관심도도 상종가를 기록하고 있다.

포뮬러 1 파워 보팅 그랑프리는 지난 1981년 F1 레이스와 유사한 규정과 경쟁체제를 도입하면서 본격화 됐다. 각 국가를 순회하면서 열리고 있는 이 경기는 자국과 팀의 명예를 걸고 치열한 접전을 펼치게 되며 UIM(Union Internationale Motonautique)의 규정을 따르게 된다. 이는 국제 모터 보팅 협회의 룰에 따라 치러지는 것을 의미하며, 호수와 강, 항만 등이 서킷으로 활용된다. 퀄리파잉(공식예선)에서의 기록 순으로 결승 그리드를 정하고, 일정 랩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가 영예의 우승컵을 거머쥐는 방식이다.

부표의 상징적 의미? 서킷과 승부처로 대변
다만 해상에서 펼쳐지기 때문에 부표의 위치와 배열이 루트를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수단이 된다. 흔히 F1 보트 레이스에서 쓰이는 부표는 레드와 옐로우로 나누어진다. 두 부표의 차이는 레드가 바깥쪽 라인을 옐로우가 안쪽 라인만을 허락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오피셜 신호(Flag)와 코너링 지점을 알리는 부표의 컬러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오피셜 신호가 경기 중단여부를 판단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면, 부표의 컬러는 어느 방향으로 통과해야 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점이다. 오피셜의 신호, 즉 옐로우 기는 극도의 주의를 알리는 것으로 발령되면 드라이버는 3,000rpm으로 스피드를 감속해야 한다. 또 추월이 금지되며 페이스를 조율하는 오피셜 보트의 지시를 따라야 한다. 더불어 레드 기는 경기 중단을 의미하며, 발령 즉시 스타트 라인으로 돌아와야 함을 의미한다.

한편, F1 보트 레이스 팀은 크게 총괄을 맡게 되는 매니저와 2명의 드라이버 및 보트, 그리고 경기를 돕는 트레일러와 워크숍, 팀 캠프로 구성되게 된다. 시즌은 8라운드에서 10라운드 정도로 치러지는 것이 보통이다. 참고로 올 시즌은 총 12라운드로 예정되어 있는데 주목할 점은 처음으로 국내 경기(서울)가 오는 8월8일 제7전으로 잡혀 있다는 점이다. 이는 스릴 넘치는 월드 해상 스포츠를 눈앞에서 감상할 수 있다는 말로도 요약된다.

그렇다면 F1 보트 레이스는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까? 일단 서킷처럼 트랙에서의 그리드 정렬이 불가능함으로 접안에서 출발, 순서대로 첫 부표를 돌아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가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물론 F1 파워 보트가 스타트 라인에 정렬하게 되면 긴장감은 극대화된다. 콕핏이 닫히고 드라이버는 시트에 몸을 안착시키게 된다. 이후 한손으론 스티어링 휠을 잡고, 다른 한손은 스타트 버튼위에 살며시 놓게 된다. 그리고 조그마한 윈드 스크린을 통해 코스를 주시하고, 다른 보트와의 파이터 등 각종 전략을 최종적으로 가다듬는다.

이후 각 보트들이 본격적인 레이스 대열에 들어서면 물줄기를 가르는 장관이 펼쳐지게 된다. 이는 스피드와 엔진파워가 폭발력을 발휘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폴 시터(선두)와 뒤따르는 라이벌들의 간격은 쉽사리 구분되지 않을 정도다. 다만 선두가 풀 파워를 유지하게 되면 후미 보트들은 하얀 물보라에 시야확보가 어려울 정도여서 긴장감은 100%로 증감된다. 바로 이런 점이 트랙에서 펼쳐지는 레이스와 다른 점으로 폴 포지션이 얼마나 귀중한 포인트로 작용하는지를 잘 말해준다. 물론 추월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시야를 가리는 물줄기를 피해 추월하기 위해선 그만큼 아웃라인으로 돌아야 하기 때문에 불리할 수 밖에 없다.

한편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내는 명승부는 각 코너(부표)에서 일어난다. 더욱이 급속히 감속되는 스피드와 출렁이는 부표를 안전하게 통과하기 위해선 그만큼 정교한 컨트롤이 요구된다. 보트간의 충돌과 예측할 수 없는 사고가 이 지점에서 많이 일어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물론 관람객들에겐 스릴과 명승부의 백미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말이다. 더불어 드라이버는 어지럽고 혼미스러울 정도의 G 포스를 극복해야하는 점도 고통스러운 일이다. 이후 치열한 경쟁구도를 뚫고 가장 먼저 체커기를 받은 드라이버가 영예의 우승컵을 거머쥐게 된다.

같은 F1라도 모든 것이 똑같진 않다
재미있는 부분은 바로 이 F1 보트 레이스가 트랙에서 펼쳐지는 F1 레이스와 뚜렷한 차이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더욱 집중력과 테크닉을 더욱 요한다는 것이다. 우선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차이점은 바로 그립력의 차이다. F1 경주차는 타이어 메이커와 최상의 그립력을 찾기 위해 몰두한다. 심지어 각 서킷과 날씨를 고려한 타이어를 채택하면서 레이스에 임한다. 그러나 F1 보트 레이스는 그대로 미끄러진다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가혹한 환경에서 펼쳐진다. 한마디로 ‘그립력은 없다’라는 표현이 적합할 정도다.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앞서가는 보트의 물줄기 변화에 따른 출렁임과의 싸움이다.

뿐만 아니다. F1 경주차가 완벽한 브레이크 시스템, 기어박스, 트랙션 컨트롤 등 고도의 기술력을 완벽하게 탑재한 채 레이스를 펼친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그러나 F1 파워보트 드라이버는 브레이크와 기어박스 개념없이 승부를 펼쳐야 한다. 팀원들과의 무전 시스템에 의지한채 프로펠러의 상하 조정으로 스피드를 조율해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연료 펌프 차단 버튼과 스로틀 페달이 함께하게 된다. 폭이 매우 좁은 윈드 스크린도 드라이버에겐 불리한 요소. 때문에 정확한 판단력과 테크닉만이 승리를 담보할 수 있는 것이다.

또 F1 보트 레이스에서 주목할 점은 끊임없는 안전 시스템의 보강이다. 물론 단순한 시스템에 사고의 위험성을 반문할 수도 있겠지만, 바다위에서 펼쳐진다는 점이 예측불허의 결과를 낳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32년 레이스 역사동안 크고 작은 사고들이 많았다. 그래서일까? 조직위는 이를 막기 위한 방지책을 끊임없이 연구해왔다. 사실 자동차 메이커의 기술이 전이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특수한 레이스 환경에 맞는 테스트와 피드백과 지속돼 왔다는 것도 사실이다.

지난 1980년대와 90년대로 접어들면서 드라이버의 안전을 위한 시스템은 철저히 보강되게 된다. 아 보강 작업은 F1 디자이너이자 보트 제작자, 드라이버 출신인 크리스 하지스(Chris Hodges) 손을 거치면서 구체화된다. 이후 데이브 버지스(Dave Burgess)가 콕핏을 완전히 에워싸는 캡슐형태의 디자인을 선보인다. 물론 이런 작업의 연속성은 충격과 사고로부터 더욱 안전할 수 있도록 하자는 고민의 결과물이다.

여기에 전복시 드라이버의 안전한 구출을 위해 에어백 시스템이 도입되고, HANS 시스템, 즉 드라이버 헬맷과 결합된 목, 어깨 보호시스템이 자리잡게 된다. 최근 공개된 조직위의 테스트 결과는 사고 위험성을 크게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나 드라이버들은 더욱 안전한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HANS 시스템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착용이 이뤄지지 않았던 과거에 비해 각 부분별로 최소 44%에서 최고 68%에 이르는 충격 감소율을 실현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최적화 된 F1 파워보트, 최강자는 G.카펠리니
그렇다면 F1 파워보트는 어떤 구조를 가지고 있을까? F1 파워보트의 구조는 비교적 단순하다. 가속과 추진력은 엔진과 프로펠러의 힘으로 구동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외부로 돌출된 파츠는 없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보트의 양쪽 날개는 보트열을 식히는 쿨러와 배터리가 숨어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 이는 공기역학 구조와 파츠의 최적조합을 이뤄야 하는 특성상 배치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12V로 스타트, 메인, 보조 등 3개로 나누어 장착된다.

그리고 보트의 중심부에는 무선 시스템인 라디오 박스와 연료필터 및 연료탱크가 자리잡는다. 프론트와 리어로 구분해서 살펴본다면 프론트에선 노즈가 인상적이다. 이는 가속력을 좋게 하기 위한 디자인으로 이해하면 되며, 리어에는 스피드 센서가 부착되어 있다. 콕핏에는 rpm 등 보트의 상태를 체크하는 게이지류가 부착되어 있고, AWACS 박스와 연료 밸브가 들어가 있다. 전체 외관은 박쥐 형상을 닮고 있으며, 드라이버의 시야는 좁은 윈드 스크린과 사이드 미러에 집중되도록 하고 있다.

드라이버 부문에서도 F1 보트 레이스의 주목할 점은 계속된다. 역대 최고의 전적을 자랑하는 강력간 드라이버가 어김없이 존재한다는 사실. 바꿔 말하면 이탈리아와 영국, 미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말로도 설명 가능하다. 현존하는 최강의 드라이버를 꼽자면 단연 이탈리아 출신의 G.카펠리니(Cappellini)를 들 수 있다. 그는 1983년부터 2003년까지 8번의 월드 타이틀을 기록중인 인물로 막강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이어 미국 출신으로 강력한 라이벌인 스코트가 매 라운드마다 G.카펠리니와 치열한 접전을 펼치고 있다. 뒤이어 약 14개국의 드라이버들이 수퍼스타 반열에 오르기 위해 추격하는 양상이다. 앞으로 남은 라운드에서 이탈리아의 독주를 막을 새로운 강자가 탄생할지 아님 F1 보트 레이스의 절대강자 G.카펠리니의 월드 챔프 9회가 달성될지 결과가 주목된다.

해상 스포츠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는 보트 레이싱. 그중 포뮬러 1 파워보팅 그랑프리는 단연 백미로 손꼽힌다. 물론 물살을 가르며 시원스럽게 뻗어가는 보트의 특급 스피드는 많은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쾌감을 선사하게 된다. 또 현장의 생생한 장면들은 TV와 라디오, 기타 매체를 통해 안방까지 전달되고, 국제적인 네트워크인 유로스포츠와 ESPN, 그리고 각 로컬 채널을 거쳐 중계된다.

F1 보트 레이스를 중심으로 하는 다양한 해상 스포츠는 지금도 전 세계를 수놓고 있다. 이러한 레이스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육상 스포츠 못지 않은 강력한 파워와 스피드, 그리고 스릴과 관람객들의 환호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축제 분위기와 다양한 이벤트, 그리고 홍보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메이커들의 활발한 스폰서십도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이처럼 경기방식과 보트를 제외하곤 여타의 모터스포츠와 매우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F1 보트 레이스. 그 현장에 어김없이 신화를 만들어가는 드라이버들이 존재하고, 드라이버들이 만들어내는 스릴 넘치는 경기에는 관람객들이 존재한다. 가슴속까지 적시는 시원스러움의 매력, 바로 그것이 F1 보트 레이스다.


자료 : 카튜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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